기후자원정의센터 아크 김정도 사무국장.자료사진◇류도성> 폭우가 쏟아지더니 이제는 또 무더위가 심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극한의 여름이라고 해야할 것 같은데, 잘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 어떤 이야기 나눠볼까요?
◆김정도> 폭염이 이어지다가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고 또 다시 무더위가 기승인데요. 정말 기후위기가 얼마나 극단적으로 기후재난을 만들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기후위기로 힘겨운 상황에 제주도에 이해하기 어려운 사업 하나가 추진되고 있어 오늘 얘기를 나눠보려고 하는데요.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남동발전이 제주도에서 양수발전을 추진하겠다고해서 논란입니다. 오늘은 이 양수발전 논란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류도성> '양수발전'이라는 말, 낯선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 발전이라고 하니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인 건가요?
◆김정도> 일단 발전소라고하는 건 반만 맞는 말인데요. 일단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이라 발전소는 맞는데, 발전소보단 에너지저장시설이라고 봐야 합니다. 일단 양수발전은 쉽게 생각해서 수력발전을 떠올리시면 되는데요. 수력발전은 댐을 세우고 댐의 물이 방출될 때 그 낙차에서 발생하는 중력에너지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잖아요.
여기까지는 같은데 다른 점은 댐은 강의 수계를 막아서 물을 저장했다가 그 물을 방출하는 개념이라면 이 양수발전의 댐은 하부 저수지에 모아둔 물을 위쪽 댐으로 거꾸로 끌어올려 물을 저장했다가, 전기가 필요할 때 낙차를 통해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입니다. 당연히 아래쪽 물을 위로 올릴 때는 전기를 이용한 펌프를 활용하고요. 그러니까 전기를 중력에너지로 바꿔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다시 전기로 바꾸는 에너지저장시설이라는 말입니다.
◇류도성> 한수원과 남동발전이 추진하는 양수발전 지금 어떤 단계인가요?
◆김정도> 일단 한수원과 남동발전은 올해 말에 수립될 예정인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제주 양수발전 신규 반영을 목표로 후보지 2곳을 검토 중이라고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졌고요. 남동발전은 6억 원을 투입해서 '제주 양수발전 사전타당성조사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과업 내용은 소규모 양수발전 최적 입지 발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하는데요.
한수원과 남동발전은 신규 소규모 양수발전 지점 2곳을 선정하고 환경조사와 예비설계, 사업비 산출과 경제성 평가를 통해 입지 적정성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계획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제주에는 100WM 규모로 사업을 추진해 볼 요량이라고 하네요. 지금은 딱 두 공기업이 자체적으로 계획하는 단계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류도성> 그런데 이게 댐 방식이잖아요? 제주에서 양수발전을 한다? 쉽지 않은 계획일 것 같은데요?
◆김정도> 제주도는 일단 양수발전에 아주 불리한 곳입니다. 일단 제주도 토질 자체가 투수성이 크잖아요? 화산지형이기도 하고요. 이런 지질적 특성상 대규모 토목공사가 불가피합니다. 당연히 엄청난 비용이 수반될 수밖에 없을 거고요. 결국 어디에 설치할 것인가가 문제입니다.
◇류도성> 그렇다면 제주에선 실제로 어디가 후보지가 될 수 있을까요?
◆김정도> 제주도에서 낙차를 확보할만한 공간은 정해져 있습니다. 오름 사면이거나, 한라산 국립공원 인근의 고지대거나, 그것도 아니면 해안의 절벽지를 선택할 수밖에 없죠. 일단 이곳들은 개발행위가 아주 부적절한 곳들입니다.
만약에 이곳을 파헤쳐 댐을 건설하겠다고 하면 도민사회가 들끓을 수밖에 없는 문제거든요. 정말 혼란과 갈등을 각오하고 추진되는 사업일 수밖에 없어요. 제주도의 자연환경이나 도민의 수용성을 과연 생각을 하고 이번 사업을 추진하는 것인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류도성> 또 하나 걸리는 게 물 문제인데, 양수발전은 결국 많은 물이 있어야 가능한 것 아닙니까?
◆김정도> 정확한 지적이십니다. 최근에 비가 내려 가뭄이 누그러지긴 했지만 불과 열흘 전까지만 해도 가뭄으로 제주도가 타들어가고 있잖습니까? 당근 농사가 망하기 직전이라는 얘기까지 나왔었는데요. 기후위기로 인해 제주도의 물 스트레스가 정말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게 현실입니다. 그런데 이 시설 엄청난 용량의 물을 사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제주도에서 큰 낙차를 기대하기 어려우니 당연히 필요한 물의 양은 적지 않을 겁니다. 낙차가 적을수록 필요한 물의 양이 는다고 하니깐요. 적어도 수십만톤 이상의 물이 필요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지금 제주도에 그 정도 양의 물을 공급하면서 이 시설을 운영할 여유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빗물로 모두 채울 수 있단 보장도 없고, 결국 부족한 물은 지하수에 기댈 수밖에 없을 텐데 이런 사정을 과연 한수원이나 남동발전이 이해하고 있는 것인지 정말 의문이고요. 제주도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형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 아닌지 정말 우려가 큽니다.
◇류도성> 한수원이나 남동발전은 이 시설을 왜 제주도에 왜 하겠다는 겁니까?
◆김정도> 제주의 경우 낮 시간대 태양광 발전 등 재생에너지에서 많은 전기가 생산되는데 이게 과잉될 경우 전기를 더 생산해서 공급할 수 있는데도 못쓰게 되는 상황이 생기잖습니까? 그래서 출력제어 문제도 있었고, 지금은 실시간 입찰제로 바뀌면서 강제 출력제어는 하지 않지만, 여전히 입찰에서 탈락하는 경우 전기 공급을 못하는거고요.
그래서 이렇게 남는 전기를 저장하는 에너지저장장치의 필요성이 꾸준히 요구되어 왔던 거고요. 그래서 낮에 남는 전기를 저장했다고 태양광이 발전할 수 없는 저녁시간에 저장한 전기를 공급해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빠르게 가져가자는 게 현재 재생에너지 확대보급의 방향입니다.
마찬가지로 한수원과 남동발전은 낮시간대 남는 재생에너지 전기를 활용해서 하부 저수지의 물을 상부로 올리고 재생에너지 출력이 불안정할 때 전력을 생산해 계통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는 이유로 추진을 하고 있는 것이죠.
◇류도성> 제주도는 이미 배터리를 이용한 에너지저장장치 확대를 추진하고 있지 않습니까?
◆김정도> 그러니깐요. 정부나 제주도는 배터리 기반의 에너지저장장치를 대규모로 보급할 계획이거든요. 양수발전은 정말 뜬금없는 얘기고요. 공사기간이라든가 실제 운영까지 걸리는 시간도 배터리 기반의 에너지저장장치 보다 훨씬 긴 시간이 걸리는데 구태여 이걸 왜 해야 하는지 이유를 찾기가 어렵습니다. 특히나 양수발전을 하기에 아주 불리한 지역에서 말이죠.
◇류도성> 근본적으로 이게 제주도에 꼭 필요한 사업인가 이런 질문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 같네요. 이 사업 어디에다 하겠다는 내용은 공개됐나요?
◆김정도> 한수원과 남동발전은 용역이 마무리된 상태가 아니라면서 공개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니 제주도민 모르게 이렇게 자기들 멋대로 용역을 하고, 도민의 의견이나 지역의 환경단체, 에너지단체의 의견은 청취도 안하고 이런 용역을 하는게 맞는건가 싶습니다.
◇류도성> 그럼 제주도는 어떤 입장입니까?
◆김정도> 공식적인 협의가 없었고, 조성 사례도 없어 전반적으로 들여다보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내고 있는데요. 이 사업이 갖는 여러 함의를 고려하면 당장 한수원과 남동발전에 항의하고 기후부에도 의견개진을 해야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류도성> 이 사업이 제주도에 필요한 사업인지 철저하게 검증하고 공론화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 같네요. 끝으로 하실 말씀이 있다면요?
◆김정도> 공익을 우선하는 국가공기업이 지역을 대상화하는 형태의 사업은 제발 하지 않았으면 하고요. 제주도와 제주도의회가 이 내용을 면밀히 살피고 철저한 대응을 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