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자원정의센터 아크 김정도 사무국장.자료사진◇류도성> 오늘은 어떤 얘기 준비하셨나요?
◆김정도> 새 도정이 출범했습니다. 위성곤 도지사가 취임하면서 새 도정은 앞으로 제주도를 어떻게 가꿔나갈 것인지 도민들의 기대가 큰데요. 오늘은 민선 9기 제주도정의 기후에너지 정책이 어떻게 변화하게 될지 지난 6월 30일에 발표된 100대 공약을 통해 확인해 보는 시간 가져보겠습니다.
◇류도성> 일단 이번에 제주도지사직 인수위원회에서 활동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어떤 분과에서 활동하셨나요?
◆김정도> 미래전략분과위원회 전문위원 겸 간사로 활동을 했고요. 여기서 기후에너지와 환경정책을 다뤘습니다.
◇류도성> 인수위원회 활동을 하셨으니 오늘 주제에 대한 이해도가 높으실 것 같은데, 시작하기에 앞서 인수위 활동 소회랄까 어땠습니까?
◆김정도> 제가 인수위원회 활동이 처음이라 다른 경험이 없어 비교할 수는 없는데요. 그래도 정말 바쁘게 움직이고 있구나 싶었습니다. 아침 일찍부터 저녁 늦게까지 공약 점검하고 수정하고 또 논의하고 토론하고 현장 방문에 여러 곳에서 오는 제안 내용을 검토하고 또 분류하는게 20일 정도 반복됐는데요.
정말 피곤해서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 속에 가득했고요. 그래도 덕분에 공약을 어떻게 다듬고 정리해 나가는지 그것이 또 어떤 형태로 각 부서로 녹아들어가는지에 대해서 알 수 있어서 좋은 공부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류도성> 일단 혹사를 당했다는 말씀이시고. 그만큼 열심히 했다는 걸로 이해하겠습니다.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이야기 나눠보죠. 이번에 위성곤 도정의 100대 공약 중에 기후에너지 공약부터 좀 살펴볼 텐데, 가장 눈에 띄는 공약은 어떤 겁니까?
◆김정도> 이번 위성곤 도정의 기후에너지 공약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보여지는 공약이 '에너지 대전환 가속화와 동행하는 도민 에너지 주권 강화'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실 이전 도지사 공약을 보더라도 기후에너지에 대한 큰 틀의 방향과 구체적 상을 제시하는 로드맵 형태의 공약은 없었는데요.
이번에는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어떻게 얼마나 확대할지, 에너지저장장치와 같은 유연성 자원은 또 어떻게 얼마나 확대할지, 이렇게 재생에너지나 에너지저장장치가 늘게 되었을 때 그렇다면 계통은 어떻게 안정적으로 가져갈지 심지어 화력발전은 앞으로 어떻게 할지까지 담아냈습니다. 이 부분이 가장 눈에 띈다고 생각합니다.
◇류도성> 그렇군요. 공약에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들이 들어가 있나요?
◆김정도> 일단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를 4~5GW가지 늘린다는 계획이고요. 지금 1.2GW가 보급된 상태니까 3~4GW 더 보급한다는 것이고, 태양광은 유휴부지 그러니까 공공주차장이나 공공건물 옥상을 비롯해 기 개발된 공간에서 쓸 수 있는 최대치를 찾아본다는 내용도 담겨 있습니다.
육상풍력은 기존 노후단지 리파워링을 통해 발전량을 제고하고 해상풍력은 중규모 정도 단지를 추진하고 이를 충분히 실증한 이후에 대규모 입지로 간다는 내용으로 기존에 발표된 공약을 현실적으로 가능하게 다듬은 게 눈에 띕니다.
송전망 에너지저장장치는 2030년까지 3GW까지, 그리고 지금 장주기 배터리 방전시간이 4시간 정도인데 이걸 8시간까지 늘리는 차세대 배터리 실증도 내용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계통 안정을 위해 그리드포밍 기반의 에너지저장장치, 동기조상기, 무효전력보상장치 등 전력 계통 안정을 위한 인프라도 늘리고요.
끝으로 화력발전이 지금은 필수운전시설인데요. 이걸 비상 전력공급 역할로 단계적으로 전환한다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그러니까 앞으로 화력발전의 역할은 축소하겠다는 건데요. 제주도에서 화력발전에 대한 방향을 설정한 게 처음이기도 해서 가장 인상 깊은 대목이기도 합니다.
◇류도성> 그렇군요. 에너지 전반에 대한 상을 구체적으로 설정한 것 같은데, 에너지 전환도 중요한 부분입니다만 기후위기 대응을 어떻게 할지도 중요하잖아요? 이 내용 어떻게 들어가 있나요?
◆김정도> 일단 기후위기 대응은 탄소중립 선도 도시를 만든다는 내용과 기후안전망 구축, 기후위기 거버넌스 확대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탄소중립 선도 도시와 관련한 내용으로 산업과 생활권 단위로 RE100을 실현하기 위한 특화지구를 구축한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재생에너지 기반 전기 에너지로 움직이는 마을 또는 산업단지를 늘려나간다는 목표이고요. 이렇게 마을이나 산단을 재생에너지로 자립시킨다는 게 중요한 내용입니다.
다음은 건물, 전기차, 농축수산업, 폐기물, 재생에너지, 분산에너지를 포괄해서 도시 단위 전 부문 탄소감축사업을 통합 관리하겠단 점입니다. 이제까지는 이런 것들이 다 개별 과별로 산재해 있다보니 아무래도 시너지를 내기 어려웠는데요. 최근에 제주도 조직개편을 통해 윤곽이 좀 나오고 있는데, 기후에너지정무부지사, 기후에너지국 편성 등으로 실행하려는 것 같습니다.
◇류도성> 많은 내용들이 들어가 있네요. 여기에 조직개편까지 더해지면 탄력을 받게 될 것 같은데 나머지 두 가지 내용도 이어서 얘기해주시죠?
◆김정도> 다음은 기후안전망 구축인데요. 기후위기 취약계층에 대한 실태조사 지원사업 기후보험 대상 확대 등이 주요하게 들어갑니다. 일단 기후위기 취약계층에 대한 실태조사 필요성이 시민사회에서 꾸준히 요구되어 왔는데 이 내용이 포함되어 있고요. 기후보험도 현행 건설노동자에서 외부에서 일하는 전 분야 노동자와 농민으로 확대한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습니다.
거버넌스에 대해서는 기후도민회의, 탄소중립 교육강화, 온실가스감축인지 예산제도 확대, 탄소중립이행정책관 신설이 담겼습니다. 아무래도 기후도민회의가 눈에 띄는데요. 그간에 도민들이 기후위기와 관련해 목소리를 내고 싶고 정책으로 반영시키고 싶어도 거버넌스가 제한되다 보니 도민 여러분들이 답답했던 측면이 있는데요.
이런 부분에서 좀 더 진일보한 정책이 발현된다고 보고요. 다만 단순히 시민실천이라는 소극적인 거버넌스가 아니라 제주도의 정책을 제안하고 실현하는데까지 이어져야 진정한 거버넌스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도 충분히 고려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류도성> 시간 관계상 환경정책까지 다루기엔 시간이 부족할 것 같은데, 아쉬운 부분은 없나요?
◆김정도>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한 가지만 말씀드리면 해양환경 쪽 공약이 많이 빈약합니다. 주로 해양폐기물 관리와 처리와 블루카본 확대 정도가 공약에 전부인데요. 제주도가 4면이 바다인데 너무 빈약하지 않나 싶고요. 특히 가장 기본적인 해양보호구역의 확대라든가, 깃대종인 남방큰돌고래 보호라든가 생태적인 부분이 많이 빠져있다고 보여집니다.
그리고 2028년에 제4차 유엔해양총회 약칭으로 UNOC라고하는데 이게 한국에서 개최되거든요. 해양보전이 핵심 의제인 회의다보니 굉장히 많은 정부인사들과 NGO, 기업 등이 참여합니다. 이에 대한 개최 도시 공모도 곧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대한 내용도 빠져있어요.
제주도가 그래도 해양거점지역이라고 하는데 과연 그 정도 위상을 가진 정책들이 담겼나 하면 그건 아니다 싶고요. 오랫동안 시민사회에서 요구되어온 해양환경부서의 신설도 사실상 무산됐다는 점에서 해양환경과 관련한 정책은 많이 부족했다고 보여집니다.
◇류도성> 끝으로 민선 9기를 이끌게 된 위성곤 도지사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요?
◆김정도> 가장 중요한 것은 공약에 담긴 초심을 얼마나 유지하는가 일 것 같은데요. 인수위 기간 동안 가장 많이 들은 말이 민생과 소통이었습니다. 사실 지난 도정들을 평가할 때 가장 부족했다고 여겨지는 게 도민과의 소통이잖아요. 더 많이 현장을 찾고, 보고, 듣는 도정이 되었으면 좋겠고, 비판을 외면하지 말고 직시하고 받아들리는 도정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적어도 실패했다는 평가가 없는 도정으로 기억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또 그렇게 해주시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