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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든, 제주든 바다는 한 번 잃으면 되찾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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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 방송 : CBS 라디오 <시사매거진 제주>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17:00~17:30)
■ 진행자 : 박혜진 아나운서
■ 대담자 : 장영미 제주도해녀협회장

[시사매거진제주=장영미 제주도해녀협회장]
"광복80주년 기념 독도해역 물질시연, 해녀 일생 최고의 선물"
"제주해녀 10명, 울릉도 해녀 2명 독도해역 합동물질 시연 호응"
"일제강점기 시절부터 제주해녀 생계와 독도지키기 원정물질"
"제주해녀들 원정물질 뒤 울릉도 정착한 해녀들 꽤 많아"
"물질시연 후 제주 해녀밥상 차려 독도경비대원 등 제공"
"물질 기술, 역사 문화 등 후배 해녀들에게 경험 전승하고 싶어"

장영미 제주도해녀협회장장영미 제주도해녀협회장
◇박혜진> 올해 광복 80주년을 기념해서 우리나라의 해양 주권을 지켰던 제주 해녀를 다시 조명한 행사가 독도 바다에서 펼쳐져서 화제가 됐습니다. 이 시간 최근 울릉도와 독도를 직접 다녀온 장영미 제주도 해녀협회장 모시고 자세한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이번에 광복 80주년을 기념해서 제주해녀협회를 대표해 독도바다에 들어갔다 오셨습니다. 소감이 어떠세요?
 
◆장영미> 제가 평생 물질을 해 왔지만 그날 독도 바다에 다시 들어갈 때 심장이 뛰고 참 이상한 감정이 올라왔습니다. 한숨 크게 휙 쉬고 물속에 들어갔는데 물속이 너무나 아름답더라고요. 이게 우리 땅이구나 싶은 마음에 감격스러웠습니다.

예전 70대에 울릉도 언니 따라 독도 물질 갔던 기억도 문득 생각나고요. 이번에는 해녀협회를 대표해서 간 거라 더 뜻깊었고요. 나라 생각, 바다 생각, 선배 해녀들 생각까지 다 되새기게 해 주었습니다. 광복 80주년 기념으로 다시 독도에서 물질을 하게 된 건 해녀 일생의 최고의 선물이었습니다.
 
◇박혜진> 이번에 함께한 해녀들은 몇 분이십니까?
 
◆장영미> 제주도 해녀 10명, 울릉도 해녀 2명이 같이 갔습니다.
 
◇박혜진> 독도에서 제주도와 울릉도 해녀들이 협력해서 합동물질 시연을 벌인 건 처음인가요?
 
◆장영미> 예전에도 같이 가기는 했습니다만 독도 바다에서 물질하고 숨비소리 내본 건 이번에 처음입니다.
 
◇박혜진> 제주해녀와 독도는 오랜 인연이 있잖아요?
 
◆장영미> 제주 해녀와 독도의 인연은 아주 오래됐습니다. 일제강점기 시절부터 우리 선배 해녀들이 생계를 위해서 또 바다를 지키기 위해서 독도까지 원정 물질을 다녔습니다. 1950년대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던 시기에 독도수비대가 있었는데 해녀들이 물질해서 딴 미역과 해산물을 그분들께 공급하며 힘을 보탰습니다.

독도는 해녀들에게 단순한 원정지가 아니라 생활 터전이자 지켜야 할 우리 땅이었죠. 저도 젊을 때 울릉도에 계신 언니 따라 독도 물질을 간 적이 있는데 바닷속에서 느꼈던 책임감과 자부심은 평생 잊을 수 없습니다.
 
◇박혜진> 회장님께서 과거 독도 물질을 간 경험이 있다고 하셨는데 물질하던 그 상황 어떠셨습니까?
 
◆장영미> 당시 배를 타고 몇 시간을 가야 했고 바람도 파도도 아주 강했지만 물속에 들어가면 전복과 해삼, 미역이 참 풍부했습니다. 당시 제주 해녀들은 단순히 돈만 벌기 위해서 간 게 아니라 그곳에서 집을 짓고 살면서 바다를 터전 삼아 생활했습니다.

일본의 영유권 주장에도 굴하지 않고 물질을 통해 독도 의용수비대와 경비대에 필요한 식량을 보태며 우리 땅을 지키는 역할을 했습니다. 저도 그 바다 속에서 내가 지금 역사와 함께 물질하고 있구나 하는 마음을 강하게 느꼈습니다.
장영미 제주도해녀협회장장영미 제주도해녀협회장 
◇박혜진> 현재 울릉도 해녀분들도 제주 출신이시라구요?
 
◆장영미> 네 맞습니다. 울릉도 해녀분들 중 제주 출신이 많습니다. 예전부터 제주 해녀들은 생계를 위해 물질 기술이 뛰어나서 전국으로 원정 물질을 나갔습니다. 울릉도나 독도 인근에서도 오래 전부터 제주 해녀들이 자리를 잡아 물질을 했고 그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그만큼 제주 해녀들의 활동 범위가 넓고 영향력도 컸는데 세월이 흘러도 그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박혜진> 제주의 해역과 비교했을 때 독도해역의 물살이 강하다보니 많이 힘들거 같은데 실제로 어떻습니까?
 
◆장영미> 독도 해역은 제주보다 물살이 훨씬 거셉니다. 물속 시야도 금방 바뀌고 조류가 빨라서 잠수 시간을 짧게 해야 할 때가 많습니다. 바다와 지형도 급경사가 많아 체력 소모가 큽니다.

독도에서 물질을 하려면 경험과 힘이 더 필요하죠. 그런 환경 속에서도 해녀들이 작업을 이어갔다는 건 그만큼 생계와 터전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강했다는 뜻이겠죠.
 
◇박혜진> 이번 행사에서 물질시연 후 해녀밥상을 직접 준비하셨다면서요? 어떤 음식들 준비하셨습니까?
 
◆장영미> 제주도 전역에 소라가 많으니까 소라꼬치 산적, 돼지고기 산적을 준비했구요. 울릉도나 독도는 톳이 없습니다. 그래서 톳무침을 제 손으로 다 만들었습니다.
 
주먹밥은 홍합 주먹밥, 그릇은 차롱에 바다의 맛을 정성껏 담았습니다. 독도 경비대원들과 관계자 분들이 함께 드셨는데 여기서는 못 먹어본 것이라고 하시면서 잘 먹겠다고 반가워하셨습니다. 정말 뿌듯했습니다.

◇박혜진> 이번 행사 이후 앞으로도 교류 계획이 있는지요?
 
◆장영미> 이번 독도 방문은 일회성 행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울릉도 해녀분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하고 협력할 계획입니다. 물질 기술뿐만 아니라 역사와 문화를 함께 나누고 후배 해녀들에게도 이 경험을 전하고 싶습니다.
 
독도해역 환경 보존과 안전 작업을 위해 협력 체계를 위해 노력할 생각입니다. 이런 교류가 이어져야 해녀 문화와 우리 바다가 더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장영미 제주도해녀협회장장영미 제주도해녀협회장
◇박혜진> 그 외에 제주도해녀협회가 갖고 있는 계획은요? 
 
◆장영미> 해녀협회는 크게 3가지 방향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첫째, 고령 해녀들의 안전과 복지를 강화하는 것입니다. 은퇴 해녀들 포함해서요. 
 
둘째, 젊은 세대 해녀 양성입니다. 물질 기술뿐만 아니라 해녀의 정신 역사와 문화를 함께 전승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셋째, 해양환경 보존 활동입니다. 바다 쓰레기 수거, 해양 생태 조사 등 해녀들이 직접 참여해서 깨끗한 바다를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런 계획을 꾸준히 이어가야 해녀 문화도 살아남고 바다도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혜진>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씀은요.

◆장영미> 해녀는 단순히 바다에서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 수백 년 동안 바다와 함께 살아오며 지켜온 우리의 역사입니다. 독도든 제주든 바다는 한 번 잃으면 되찾을 수가 없습니다. 앞으로도 해녀들이 지켜온 바다와 문화를 이어가겠습니다. 청취자 여러분들도 우리 바다 우리 땅에 관심갖고 함께 지켜주셨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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