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희준 제주도립 제주합창단 상임지휘자◇박혜진> 제주도립 제주합창단이 새해들어 새로운 지휘자와 함께 첫 연주회를 가졌습니다. 새롭게 취임한 임희준 지휘자와 함께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보였는데요. 제주도립제주합창단 임희준 상임지휘자를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취임연주회를 마친 소감이 어떠세요?
◆임희준> 제주뿐만 아니라 타지역에서도 여러분들이 찾아와주시고 관심을 두셨는데 제주에서 선보이는 첫 연주이다 보니 지금껏 해왔던 어떤 연주보다 신경을 많이 쓴 연주회였습니다. 특별히 프로그램 선정에 있어서 관객들이 좀 더 편안하게 접할 수 있는 곡으로 선곡했습니다.
◇박혜진> 이번 취임연주회는 어떤 부분에 초점을 두셨나요?
◆임희준> 이번 연주회는 주제를 따로 두지 않았지만, 제주합창단이 앞으로 여러 공연을 통해 선보일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곡했구요. 특별히 초점을 둔 곡은 2부 시작 첫 곡인 벨요 또르미스(Veljo Tormis)의 라우아 네드미네(Raua Needmine)입니다.
라우아 네드미네(Raua Needmine) 즉, 철의 저주라는 뜻인데 가사내용을 요약하면 '인간의 욕심으로 철을 통해 무기를 만들고 전쟁하는 반인륜적인 행위를 비판하며 평화를 바란다'입니다. 평화의 섬 제주에서 이 합창곡을 통해 평화의 메시지를 관객들에게 알리고자 했습니다.
◇박혜진> 개인적으로 고향에서 지휘자로 음악 활동하는 느낌 어떠세요?
◆임희준> 사실 어릴 적부터 제주에서 음악하는 게 꿈이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꿈을 이뤘다고 볼 수 있지만 제주 출신 지휘자로서 합창단을 잘 이끌어 가야 한다는 책임감이 크고 동시에 앞으로 제주합창단 공연을 통해 관객들을 만난다는 생각을 하면 설레기도 합니다.
◇박혜진> 도립제주합창단 상임지휘자로서 앞으로 어떻게 이끌어 가실건가요.
◆임희준> 상임지휘자로서 음악뿐만 아니라 합창단 운영 전반에도 관여해야 합니다. 그동안 제주합창단이 활동했던 내용을 돌아보고 개선해야 할 부분을 찾아 발전적으로 나아갈 생각입니다.
올해가 제주합창단 창단 40주년이 되었는데 무엇보다도 제주 도민들에게 인정받고 사랑받는 합창단이 될 수 있도록 이끌겠습니다.
◇박혜진> 지휘자께서 생각하는 단원들과의 소통과 협업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나 철학은 무엇인지요?
임희준 제주도립 제주합창단 상임지휘자◆임희준> 합창단 단원들과 소통하는 가장 중요한 원칙은 '함께 호흡'이라고 생각합니다. 호흡은 음악의 가장 기본 원칙이기도 하구요. 단원들과 함께 숨을 들이마시고 같이 내뱉을 때 비로소 소통이 시작된다고 봅니다.
또한 개인의 소리를 충분히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리허설(Re-hearsal)의 의미처럼 반복하며 다른 사람의 소리를 들을 때 비로소 협업이 된다고 봅니다.
◇박혜진> 부산과 제주에서의 음악 활동의 차이도 느끼셨을 것 같은데 도립제주합창단의 어떤 부분을 보완했으면 좋을지 생각하는 부분이 있나요?
◆임희준> 제주합창단 공연에 도민들이 찾아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선 도민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합창단이 되어야 합니다. 제주시뿐만 아니라 여러 지역을 돌아보고 찾아가서 도민들에게 힘이 되고 위로가 되는 합창단이 되어야 합니다.
◇박혜진> 고향 제주에서 관심 있게 보고 있는 부분은 무엇이죠?
◆임희준> 제주의 역사, 자연, 제주어에 관심이 많습니다. 특히 제주어는 소멸위기 언어로 등재됐는데 제주어 가사를 기반으로 한 창작 합창곡을 통해 제주어의 가치와 의미를 합창으로 선보일 수 있다면 제주합창단으로써 중요한 역할이 될 것이라 봅니다.
◇박혜진> 앞으로 제주에서 도전하고 싶은 일이나 특별한 목표가 있을까요?
◆임희준> 제주 자연과 문화의 가치를 합창음악으로 발전시키고자 합니다. 그 일환으로 제주어 가곡 창작 음악회가 필요하구요. 제주 여러 지역의 대표적인 민요를 모아 합창음악으로 선보일 것입니다.
또한 제주 도민들이 참여하는 아마추어 합창단의 발전과 활성화를 위해서 노력하겠습니다. 제주합창단 지휘자로서 화합을 위해 타 지역과도 교류하며 제주만의 합창 문화를 선도하고자 합니다.
임희준 제주도립 제주합창단 상임지휘자◇박혜진> 제주 아마추어 합창단의 활성화를 말씀하셨는데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임희준> 제주의 아마추어 합창단이 약 50개 단체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합창은 노래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누구나 함께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제주합창단같이 프로합창단의 활동도 필요하지만, 프로와 아마추어가 상생하는 방향성이 중요합니다.
제주 아마추어 합창단과의 소통이 우선시되어야 합니다. 각 단체의 지휘자님들과의 소통을 통해 제주합창단과 함께 제주 합창문화의 발전을 위해 함께 고민하고 발전 도약할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박혜진> 이후 갖고 있는 계획이나 방향에 대해서 말씀해주시죠.
◆임희준> 한 해에 4번의 정기연주회와 2번의 기획 연주회, 이동 연주회(찾아가는 음악회)를 준비 중입니다. 특별히 5월10일 오후 3시 제주아트센터에서 가정의 달을 맞이해 가족의 모든 연령대가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기획된 연주회 'Oh Love'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편히 즐길 수 있는 음악회를 통해 제주합창단을 알리고자 합니다. 9월에는 기획 연주회로 제주어 가사로 된 창작 가곡 연주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역의 시인들, 작곡가들과 소통해 제주어의 가치를 합창으로 표현하고 제주합창 문화 발전에 기여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