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한동수 의원이 20일 제주도 예산안 심사에서 교통약자 특별교통수단의 미터기 조작 문제를 집중 질의했다. 제주도의회 휠체어 탑승 특장차인 교통약자 특별교통수단이 미터기 조작 등의 편법 운영으로 혈세를 낭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한동수 의원(민주당, 제주시 이도2동을)은 제433회 정례회 제주도 예산심사에서 교통약자 특별교통수단의 미터기 조작 문제를 집중 제기하며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교통약자 특별교통수단은 휠체어를 탑승할 수 있는 특장차로, 제주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에 위탁돼 68대가 운영되고 있다.
한 의원은 특별교통수단을 이용한 장애인이 차량에서 내릴 경우 운전원이 하차 버튼을 눌러야 다른 이용객이 호출할 수 있는데 하차 버튼을 누르지 않고 운행하는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해당 차량은 장애인을 태우지 않고도 탑승한 것처럼 미터기는 계속 작동하게 된다.
이같은 미터기 조작은 교통약자의 이동권을 보장한다는 기본적인 전제를 훼손해 오히려 장애인 이동권을 제약한다고 한 의원은 밝혔다.
한 의원은 또 하차 버튼을 누르지 않으면 운전원이 장애인 승하차 업무를 하지 않고 개인용무를 보더라도 미터기는 작동돼 이동거리에 따라 지원되는 운행격려금을 부당수령하는 결과가 초래된다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장애인 이동권을 도울 때 지급되는 혈세가 엉뚱한 곳으로 줄줄 샌다는 것이다.
한 의원은 시스템 악용사례로 제주교통약자지원센터가 오해를 받고 있다며 철저한 조사와 관리감독을 제주도에 요구했다.
김태완 제주도 교통항공국장은 이에 대해 전수조사 결과가 12월 중순쯤 나올텐데 위반 사례가 발견되면 관련자들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내부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규정들을 점검해 조정하겠다고 답했다.
비휠체어 이용자를 위한 바우처 택시가 특정인의 전유물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동수 의원은 바우처택시의 경우 기본요금이 1200원, 최대 4000원까지 자기부담금이 발생하는 구조인데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2695명이 모두 25만 4000회 이용했다며 택시 요금으로 행정에서 35억원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한사람당 평균 94차례 이용하고 1인당 평균 이용 금액은 149만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올해 가장 많이 이용한 사람이 1315차례나 되고 10개월 동안 1900만 원 어치를 이용해 행정이 정산할 금액은 1700만 원이나 됐다는 점이다.
한 의원은 10개월 간 1000만 원 이상 사용자가 64명에 8억 1000만 원으로 정산금액(7억 3000만 원)만 전체의 20%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한 의원은 특정인의 이용횟수가 과도하다보니 배차 문제나 예산 조기소진으로 다른 필수 이용자가 불편을 겪는다며 본인이 아닌 가족이 탑승하거나 택시 운전원과 결탁한 사례도 있다고 비판한 뒤 신고포상제나 부정이용자에 대한 패널티 등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김태완 제주도 교통항공국장은 이용한도 제한이 없다보니 잠깐 나갔다 오는 것도 택시를 이용하고 있다며 다른 시도처럼 이용횟수에 대한 제한을 거는 방안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