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익 영화감독◇박혜진> 고령장애인 친화도시 만들기. 오늘은 영화 <복지식당>으로 알려진 정재익 감독과 얘기 나눠봅니다. 2년 전 영화 <복지식당>으로 많은 관심을 받으셨죠?
◆정재익> 일단은 전주국제영화제를 선두로 전국투어를 했고 여러 언론사와 인터뷰 하면서 정신없이 즐겁게 지냈습니다.
◇박혜진> 그 영화는 처음에 어떻게 찍게 되셨어요?
◆정재익> 2019년 제주도에서 열린 한 장애인 단체의 영화제작 워크숍에서 강사였던 서태수 감독이 초기 시나리오를 보고는 영화를 같이 해보자고 해서 장편영화를 만들게 됐어요.
◇박혜진> 영화의 내용 대부분이 실제로 경험한 내용이라구요?
◆정재익> 지금도 제가 소송 중에 있습니다만 저는 중증장애인인데 경증으로 판정을 받은 겁니다. 그래서 사회적으로 도움받을 수 있는 길이 없고 살기가 너무 어려워서 이 정책에 대해 싸워야 된다고 생각했죠.
소문도 내고 했지만 안되는 겁니다. 그래서 영화를 만들었더니 반응이 좋더라구요. 무료로 소송을 해주겠다고 해서 영화의 영향력이 대단하구나 생각하면서 장애인 인권을 다룬 영화감독이 되어야겠다는 꿈을 꾸게 됐습니다.
◇박혜진> 그동안 <복지식당>외에는 어떤 작품들 만드셨습니까?
◆정재익> <생일선물>과 최근 제주국제장애인인권영화제에서 장애인식개선 특별상을 받은 <노랑풍선>이 있습니다. 이 작품은 서태수 감독을 떠나 혼자 만든 작품입니다.
◇박혜진> 서태수 감독과 같이 영화를 만들다가 홀로서기해 영화를 만드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텐데요?
◆정재익> 장애인들은 기술적으로 많이 부족합니다. 또 장애인 영화도 제작비 지원을 받지만 개인적으로 자비가 많이 들어갔습니다. 영화제작은 제작비가 많이 들어가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일단은 제가 제작비를 줄이기 위해서 편집·음향·촬영 장비를 직접 구매했습니다. 유튜브로 공부도 하고 있고 노력하고 있지만 영화제작은 전문적인 교육이 필요해요.
정재익 영화감독◇박혜진> 감독님께서는 발달장애인에 대한 관심이 많으시죠?
◆정재익> 발달장애인에 대한 지원이 많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않거든요. 발달장애인이 스스로 자립한 것을 본 적이 없어요. 일단은 스스로 자립할 능력을 키워야 되는데 주변에서 막아요. 일을 잘 못하니까 어머니가 강요하기도 하고 강압적으로 막기도 하더라구요.
모든 부모가 그런 것이 아니라 극히 일부 가정에서 일어나는 일이지만 한 두명이라 할지라도 그런 현실을 알려야 된다고 생각해서 영화를 만든 겁니다. 앞으로도 장애인 인권에 대한 영화들을 계속 만들거고 이렇게 살 겁니다.
◇박혜진> 앞으로 갖고 있는 계획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시죠.
◆정재익> 앞으로 영화 3편을 준비하고 있는데 올해 12월 중순에 영화<웃는날>, 내년 4월에는 <커피자판기>, 내년 3월쯤 <냉커피소년>작품을 제주콘텐츠진흥원 제작지원받아 제작할 계획입니다.
◇박혜진> 마지막으로 어떤 말씀 해주시겠습니까?
◆정재익> 저는 장애 영화를 계속 제작할 겁니다. 영화에 대해 많이 관심 가져주시고 비장애인들도 장애인에 대해 한 번만 더 생각을 해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