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목 다큐제주 감독◇박혜진> 기후 변화와 해양오염으로 인해 바다 생물들의 변화들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바다생물들의 보호를 위해 앞장서고 있는 분이 계신데요. 수요인터뷰는 제주 바다생물을 모니터링하고 연구하고 있는 다큐 제주 오승목 감독을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감독님 언제부터 바다 생물에 대해서 연구해 오셨습니까?
◆오승목> 2022년도 6월로 기억이 되는데요. 그전까지 바다생물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니지만 남방큰돌고래의 무리들이 활동하는 과정에서 죽은 새끼 한 마리를 발견하고 제보하는 과정을 통해서 사태의 심각성도 알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기록해 봐야 되겠다 해서 출발하게 됐습니다.
◇박혜진> 현재 제주 지역에 있는 남방큰돌고래는 어떤 상황입니까?
◆오승목> 일단 이 친구들은 제주 바다를 누비고 제주 바다의 파수꾼이라고 표현을 해주지만 상황이 그렇게 좋지는 않습니다. 일단은 현재 한 120여 마리가 있는데 주변 환경을 보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종 보존이 가능할 만큼 안전한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어요.
관찰하다 보면 돌고래는 다니던 길로만 다니는데 올해 6월에는 하도리 해안에서 기름 유출 사례가 있었어요. 공교롭게도 그 지역은 돌고래가 다니던 길이었습니다.
영상을 생생하게 기록하기도 했지만 돌고래들은 분수공을 통해서 숨을 쉬지 않겠습니까? 근데 그 기름띠를 지나면서 들숨 날숨 과정에서 오염된 것들이 들어가게 되면 얼마나 위험하겠습니까?
또 남방큰돌고래를 육상에서도 충분히 관찰가능한 좋은 환경을 갖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일부 관광객분들의 욕심으로 선박 관광이 이루어지면서 남방큰돌고래가 주로 활동하는 지역이 위험에 빠질 수 있는 상황까지도 연출이 되고 있죠.
◇박혜진> 안타깝게도 어린 남방큰돌고래 사망률이 높아지고 있다라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잖아요. 감독님은 거의 매일 관찰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습니까?
◆오승목> 저희가 2022년도부터 2024년도까지 과정을 살펴보면 해마다 점진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굉장히 위험하다라는 것이고 알다시피 개체 수가 적은 만큼 1년동안 번식할 수 있는 개체도 그렇게 많지 않은데 희생이 되는만큼 심각성이 있는 거죠.
올해까지 벌써 9차례 가까이가 되는 것 같아요. 순수하게 저희가 찾은 자료들만 해도 되게 많은 거예요. 죽은 새끼들이 발견되니까 너무 안타까운 거죠.
저희가 계속 분석중인데 조산이 되든 아니면 외부 환경 요인이 되든 자유롭게 살아가야 될 돌고래에게 외부적으로 스트레스를 주는 요인들이 있을 겁니다. 그 부분들은 철저히 조사를 해보자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오승목 다큐제주 감독◇박혜진> 얼마 전까지도 새끼 남방큰돌고래의 주둥이와 꼬리에 폐어구가 감겨서 굉장히 힘들어하던 모습을 다들 기억하실텐데요. 그 돌고래를 가장 처음 목격하신 것도 감독님이시라고요.
◆오승목> 네. 2023년 11월 1일입니다. 그때도 그 친구를 발견하기 위해서 거기에 왔는지도 모르겠어요. 제가 북동부 지역을 조사하다가 표선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왔어요. 왜냐하면 당시에 활동하던 한 80여 마리가 종달과 김녕지역에 오랫동안 머물렀어요. 그 친구들이 갑자기 사라지니까 저는 다시 추적해 나가는 과정에서 서귀포 쪽 방면으로 진행을 해본 거죠.
그러다가 하도리에서 어미와 새끼 돌고래를 발견한 거예요. 유심히 관찰하다 보니 새끼가 좀 이상한 겁니다. 줄이 걸린 게 보이더라구요.
◇박혜진> 그렇군요. 여러번 구조를 시도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여전히 깔끔하게 정리가 안 된 상황이더라고요.
◆오승목> 저희도 참 안타까운 부분인데 구조 활동은 여러 차례 했습니다. 완벽한 구조가 안 되고 최악의 상황만 피하는 정도의 단계로 정리가 돼버렸어요. 주둥이부터 배 쪽으로 해서 꼬리 지느러미까지 걸려 있는 줄도 완벽하게 제거를 해줘야 되고 낚싯바늘도 제거를 해줘야 되는 상황이거든요. 구조는 물론 그 상황에서 조금 위험할 수도 있을 거예요.
낚싯바늘이 꽂혀 있는 위치가 음파를 탐지하는 멜론 부분인데 그 양옆으로 걸려 있는 거예요. 구조 과정에서 낚싯바늘을 제거할 때 문제가 생길 수는 있겠죠. 그런데 가장 중요한 건 구조를 해주는 목적은 임시방편은 아니지 않습니까?
수의사가 동행되면 충분히 구조하고 치료를 잘해서 바다로 다시 돌려보낼 수 있을 거라는 판단을 했었거든요. 하지만 그 과정에서 돌고래에게 접근을 덜 하고 구조를 해보겠다 하니 이렇게 된 겁니다.
결국은 그물을 일부 절단 작업만 하는 상황에서 끝나버리고 돌고래가 지금 야생에서 다니고 있어요. 일반적일 때는 정상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활동량이 많아지면 지쳐서 힘든 모습이 보이거든요. 체력적으로 분명히 한계는 온다라는 겁니다.
◇박혜진> 지금 관광 선박들이 서쪽 지역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데 남방큰돌고래에게 악영향을 끼치다보니 규제한다고 했는데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는 것 같아요.
◆오승목> 남방큰돌고래와 거리를 50m 정도 두라는 건데 사실 큰 의미가 없습니다. 남방큰돌고래가 일단 제주도 해안에 붙어서 생활을 하기 때문에 남방큰돌고래가 앞에 있으면 선박들이 가까이 접근하려고 하고 돌발 상황이 생겼을 때 피할 수 있는 공간들이 적기 때문에 어렵습니다.
또 돌고래들이 음파를 탐지해서 자기들이 가고 싶은 방향으로 가야 되는데 배들의 소음이 심해요. 선박이 한두 척이 아니라 많을 때는 78척까지 꼬일 때가 있어요. 진짜 감옥을 만든 거나 마찬가지거든요.
또 하나는 지역에 돌고래가 진입하면 배는 당연히 엔진을 멈추고 가만히 있어야 되는데 돌고래가 이동하면 엔진을 켜고 따라갑니다. 선박 관광은 수익과 연관이 있지 않겠습니까? 손님을 태워야 도움이 될 것이고 짧은 시간에 많이 보여주려면 아무래도 쫓아다닌다든지 이런 행동을 하게 되겠죠.
낚시어선 같은 경우도 들어오는데 딱히 제어할 방법도 사실은 없어요. 그러다 보니까 문제가 좀 심각하죠.
오승목 다큐제주 감독◇박혜진> 남방큰돌고래와 사람들이 공존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세요?
◆오승목> 사람이나 동물들에게 큰 피해를 주는 폐어구나 해양 쓰레기들이 심각하기 때문에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됩니다. 폐어구와 쓰레기를 수거하는 작업들을 꾸준히 해야 됩니다.
특히 바닷속 같은 경우는 사람들이 들어가서 직접 꺼내는 작업을 해야 되는데요. '플로빙'이라고 그러는데 다이빙해서 쓰레기를 수거하는 겁니다. 소수단체들이 자의적인 활동으로 개선이 되고 있긴 하지만 대형쓰레기들은 수거선들이 가서 적극적으로 해야 되죠.
문제는 몰래 바다에 쓰레기를 버리다보니 위치를 잘 모르는 거죠. 광범위하게 대형 쓰레기들이 바다에 퍼져 있을 거라는 겁니다. 수거하지 않는 이상은 계속 남아 있을 테니 문제가 될 수밖에 없죠.
앞으로 비용이 비싸더라도 자연 분해되는 그물 제작에 대한 얘기도 나오고 정부가 버려진 폐어구를 수거하기 위한 시스템을 도입하겠다는 얘기도 나오는데 이런 활동들이 좀 많이 이루어져야 될 것 같습니다.
◇박혜진> 앞으로의 계획도 알려주세요.
◆오승목> 저희는 순수 민간 차원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주변에 환경에 대한 가치를 느끼고 자발적으로 함께하는 분들과 더 넓게 활동해보고 싶습니다. 우리 바다 해양 생물들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줄 수 있는 정도의 힘을 가질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