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성산읍 일대가 예정지인 제주 제2공항 조감도. 제주도 ◇박혜진>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전하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현안들을 분석하는 이인의 특별한 제주이야기, 오늘(25일) 114번째 시간에는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고시가 또다시 지연되고 있다는 소식 알아본다구요?
◆이인>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이 고시되려면 국토교통부가 기획재정부와 총사업비 협의를 진행해야 하고 이후 항공정책심의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총사업비 협의는 지난달 중순 마무리됐는데 문제는 한달 정도로 예상되던 항공정책심의가 지연되고 있습니다.
◇박혜진> 총사업비 협의가 지난달 완료됐고 항공정책심의는 통상 한달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이달 안에는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고시가 될 걸로 예상됐다는 얘기죠?
◆이인> 국토부가 지난해 10월 총사업비 협의를 요청했고 무려 8개월 만인 지난달 중순 의견조율이 이뤄져서 이후 절차는 속도가 날 걸로 전망됐었죠. 그런데 항공정책심의도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는 겁니다.
◇박혜진> 항공정책심의가 길어지고 있는 이유는 뭔가요?
◆이인> 항공정책심의회가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에 대한 심의를 하고 있는데요. 민간위원들 사이에서 많은 의견들이 제시됐기때문이라고 국토부는 설명합니다. 항공정책심의회는 국토부장관이 위원장이고 정부측 위원 7명, 민간위원 13명으로 구성됐는데 민간전문가들이 세부적으로 많은 의견을 제시했다는 겁니다.
◇박혜진> 어떤 의견들이 제시된 건가요?
◆이인> 총사업비 등이 반영된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내용부터 고시 이후 설계단계에 적용할 내용, 그리고 공항이 건설되고 난 이후 운영에 관한 사항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혜진>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되다 보니까 예상보다 항공정책심의가 길어지고 있다는 건데 검토할 사안들이 많다는 거죠?
◆이인> 심의위원들이 제시한 의견에는 기본계획 내용부터 설계 단계 이후의 내용까지 포함돼 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국토부는 제주CBS와의 통화에서 기본계획 내용과 그렇지 않은 내용들을 분류하는 작업을 하고 있고 기본계획과 관련된 의견이라면 그 의견을 기본계획에 반영할지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박혜진> 의견제시가 많아 분류하는데도 시간이 걸린다는 거군요?
◆이인> 국토부는 폭넓고 다양한 의견이 제시돼 기본계획 내용인지 아닌지 우선 분류해야 하고 기본계획과 관련된 내용은 당장 고시에 포함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검토하느라 시간이 걸린다고 얘기합니다.
◇박혜진> 어쩄든 항공정책심의 절차가 끝나야 기본계획 고시가 이뤄지는 거죠?
◆이인>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이 고시되려면 항공정책심의 절차가 끝나야 합니다. 심의회가 제시한 의견들을 기본계획에 반영할지 미반영할지, 또는 반영한다면 어떤방식으로 할지 등이 결정돼야 하기 때문입니다.
◇박혜진> 그럼 기본계획 고시는 언제쯤 이뤄질까요?
◆이인> 당초 항공정책심의가 한달 정도 소요될 걸로 보아 빠르면 이달 중순, 늦어도 이달 안에는 기본계획이 고시될 걸로 전망했는데요. 그러나 항공정책심의가 길어지면서 이달 안에는 고시되기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기본계획 고시가 미뤄지는 것은 기정사실화되고 있습니다.
◇박혜진> 국토부는 어떻게 설명하나요?
◆이인> 국토부 관계자와 통화를 했는데요. 이 관계자는 7월 안에 기본계획이 고시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8월 정도는 돼야 기본계획 고시 일정이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고도 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윤창원 기자◇박혜진> 윤석열 대통령의 제주 방문과 연관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죠?
◆이인> 제주도는 윤석열 대통령의 민생토론회가 제주에서도 열려야 한다며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는데요. 오영훈 지사도 윤 대통령의 제주 방문을 그동안 공개적으로 요구해 왔습니다. 그래서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고시가 늦춰지는 건 윤 대통령의 제주 민생토론회 일정과 맞추려고 그러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도청 안팎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박혜진> 국토부는 뭐라고 하나요?
◆이인> 국토부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의 제주 민생토론회에 맞춰 기본계획 고시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항공정책심의 절차과정에서 워낙 많은 의견들이 제시되다보니 그 검토과정이 길어지고 있을 뿐이라고 거듭 설명했습니다.
◇박혜진> 제주 제2공항 사업은 지난 2015년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가 예정지로 발표된 이후 우여곡절이 많았죠?
◆이인> 2015년 11월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가 제주 제2공항 예정지로 발표된 이후 찬반 갈등이 극심했습니다. 2016년 12월에는 제주 제2공항 예비타당성 용역이 기획재정부를 통과했고 2019년 6월에는 국토부가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환경부에 제출했습니다. 이후 4년간 환경부의 보완 요구와 반려 결정, 국토부의 보완 용역 등이 거듭되다가 2023년 3월 환경부가 조건부 동의를 하면서 전략환경영향평가는 마무리됐습니다.
지난해 열린 제주 제2공항 도민 경청회. 제주CBS◇박혜진>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과 관련한 제주도의 의견제시도 있었죠?
◆이인> 제주도는 경청회와 토론회 등 주민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지난 2023년 7월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과 관련한 도민 의견을 국토부에 제출했습니다. 2023년 10월에는 국토부가 총사업비 협의를 기재부에 요청했고 올해 6월 국토부와 기재부간 협의가 완료됐습니다.
◇박혜진> 제2공항 기본계획 고시가 또 하나의 관문인데 이후의 절차는 어떻게 됩니까?
◆이인> 만약 8월쯤 기본계획이 고시되면 이후에는 기본설계와 실시설계 용역이 진행되고 도시계획과 경관, 교통, 환경, 재해영향평가 심의 절차도 이뤄집니다. 특히 환경영향평가와 관련해선 제주도가 환경영향평가심의위원회를 구성해 심의하고 제주도의회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박혜진> 그래서 환경영향평가 절차부터는 제주도의 시간이라는 말이 나왔죠?
◆이인> 국토부가 전략환경영향평가와 관련해선 환경부와 협의를 했는데 이 기간이 무려 4년이었습니다. 환경영향평가는 국토부가 제주도와 협의를 해야 하는데요. 오영훈 지사가 철저한 검증을 강조해왔기 때문에 환경영향평가 협의 과정은 적어도 2년 이상이 소요될 거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박혜진> 환경영향평가 이후에는 어떤 절차가 있나요?
◆이인> 기본설계와 실시설계 후에 다시 국토부는 기재부와 총사업비 협의를 해야 합니다. 다음 절차로는 실시계획 고시가 있고 공항 부지에 대한 토지 매입을 거친 뒤 제주 제2공항 착공이 진행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