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측이 제주시 애월읍 상가리 125만㎡ 부지에 관광단지를 조성하겠다며 사전 입지 검토를 제주도에 요청했다. 사진은 토지이용계획도. 제주도 제공◇박혜진>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전하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현안들을 분석하는 이인의 특별한 제주이야기, 오늘(9일)은 112번째 시간인데, 한화측이 제주 애월읍 중산간에 대규모 관광단지를 개발하겠다고 해서 논란이 일고 있다는 얘길 한다구요?
◆이인> 한화우주센터 조성 공사가 시작된 데 이어 한화측이 애월포레스트 관광단지 조성계획을 밝히면서 국민의힘 제주도당은 특혜의혹까지 제기하고 나섰는데요. 관련 내용을 다루려고 합니다.
◇박혜진> 사업 시행자가 누군가요?
◆이인> 애월포레스트피에프브이가 사업 시행잔데요. 이 곳은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62%의 지분을 갖고 있습니다. 나머지는 이지스자산운용㈜가 18%, IBK투자증권㈜ 10%, 한화투자증권㈜ 10% 등입니다.
◇박혜진> 한화측이 많은 지분을 갖고 있군요? 정확한 사업 위치는 어딘가요?
◆이인> 제주시 애월읍 상가리 125만㎡ 부지를 관광단지로 개발하겠다는 겁니다. 안전체험관 인근 평화로 서쪽에 위치해 있는데 표고는 300m~430m입니다. 한마디로 중산간이라는 얘깁니다.
◇박혜진> 중산간에 뭘 조성하겠다는 건가요?
◆이인> 사업비 1조 7000억 원을 들여 2036년 12월까지 테마파크와 워케이션라운지 등 휴양문화시설을 짓고 골프아카데미와 승마체험장 등 운동시설도 조성하겠다고 사업자측은 밝혔습니다. 또 휴양콘도 890실과 호텔 200실 등 숙박시설을 짓는 계획도 포함됐습니다.
◇박혜진> 중산간인데 개발은 가능한가요?
◆이인> 사업지는 생산관리지역이 81.2%이고 보전관리지역도 18.8%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보전관리지역이 10%를 넘어가면 개발을 위한 지구단위계획을 세울 수 없도록 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51조에 해당되는 곳입니다. 한마디로 개발이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애월포레스트 관광단지 조성 사업 위치. 제주도 ◇박혜진> 그럼 어떻게 개발하겠다는 건가요?
◆이인> '제주특별자치도 설치와 국제자유도시조성을 위한 특별법(제주특별법)' 제148조를 적용하면 얘기가 달라지는데요. 제주도지사가 개발사업을 최종적으로 승인하면 개발진흥지구로 자동 지정돼 지구단위계획을 세울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주특별법 규정을 적용하면 개발이 가능해진다는 겁니다.
◇박혜진> 해당 지역은 또 민간차원의 지하수 개발이 불가능하다구요?
◆이인> 바로 지하수자원특별관리구역에 속해 민간기업이 자체적으로 지하수를 개발할 수 없습니다. 공공차원의 상수도 공급이나 취수원 개발 없이는 용수공급이 불가능하다는 얘깁니다.
◇박혜진> 그럼 어떻게 용수공급을 한다는 건가요?
◆이인> 사업자인 애월포레스트피에프브이는 원인자 부담방식으로 용수공급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원인자 부담은 행정이 별도 취수원을 개발하거나 관로를 연결해 기존 상수원을 공급받게 해주는 대신 관련 비용을 사업자가 모두 부담하는 방식입니다.
◇박혜진> 행정에서 불허할 수는 없는건가요?
◆이인> 제주도는 사업자가 개발사업 승인을 받고 원인자 부담 방식으로 상수도 공급계획을 수립한다면 행정은 불허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박혜진> 지금 행정절차는 어디까지 진행된 겁니까?
◆이인> 지난 2월 사업자가 도시관리계획 사전 입지 검토를 제주도에 요청했구요. 이에 따라 4월 26일 도시계획위원회 자문이 이뤄졌습니다. 도시관리계획 사전 입지 검토 자문 대상은 계획면적이 10만㎡ 이상이거나 해발고도 200m~600m의 중산간지역입니다.
◇박혜진> 도시계획위원회는 어떤 자문 의견을 냈습니까?
◆이인> 평화로변에 완충녹지를 설치하는 등의 토지이용계획을 검토할 것, 광역 교통망을 포함한 교통처리계획을 세울 것, 용수량과 오수 발생량을 최소화할 것, 중수도 사용량을 확대하고 빗물이용시설을 최대화할 것, 지역상생 등 다양한 공공 기여 방안을 마련할 것 등입니다.
◇박혜진> 앞으로 절차는 뭐가 있나요?
◆이인> 전략환경영향평가와 개발사업심의, 경관 심의, 재해영향평가, 교통영향평가, 도시계획심의, 환경영향평가 도의회 동의 등의 절차가 있습니다.
옛 탐라대 부지인 제주 서귀포 하원 테크노캠퍼스에서 지난 4월 29일 한화우주센터 기공식이 열렸다. 제주도 ◇박혜진> 한화의 대규모 관광단지 개발을 두고 특혜 논란이 일고 있어요?
◆이인> 한화그룹이 제주도와 도심항공교통(UAM) 사업 파트너를 구축한 데 이어 제주에 한화우주센터를 짓고 대규모 관광개발 사업까지 진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박혜진> 당장 국민의힘 제주도당도 논평을 냈내요?
◆이인> 국민의힘은 제주도정과 한화의 의심쩍은 협력관계에 대해 오영훈 도지사는 명확하고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습니다. 옛 탐라대 부지에 한화우주센터가 건립되고 애월 포레스트 관광단지 조성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데 따른 문제제깁니다.
◇박혜진> 의심쩍은 협력관계가 무슨 말인가요?
◆이인> 오영훈 제주도정의 역점사업 중 하나가 우주산업 육성인데요. 국민의힘은 한화가 우주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데 대한 보은 차원에서 현행법상 개발이 어려운 중산간 지역에 대규모 관광단지 조성을 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것이 아니냐는 합리적 의혹 제기가 많다고 주장했습니다.
◇박혜진> 오영훈 도정이 약속한 도시관리계획 수립 기준에 맞지 않다는 얘기도 했어요?
◆이인> 국민의힘은 오영훈 도정이 지난 2월 중산간지대의 대규모 개발을 방지하는 명분으로 지속 가능한 도시관리계획 수립 기준을 세우겠다고 발표한 점을 언급했습니다. 국민의힘은 불과 3개월도 되지 않아 도정이 앞장서서 제주특별법까지 들먹이며 개발을 기정사실화한 듯한 언급을 하는 것은 세간의 의혹을 증폭시킬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박혜진> 시민단체도 반발하고 있어요?
◆이인> 제주경실련 등은 최근 성명을 내고 중산간 개발을 가속화하는 해발 400고지 이상 대규모 관광개발사업을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제주시 애월읍 지역은 지하수에서 질산성 질소가 높게 검출되는 지역이어서 지하수자원특별관리구역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개발 인허가 과정이 유독 한화에만 관대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