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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중심 제주 만들기] 의료관광 인력 양성 '중문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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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내 유일의 보건의료계열 특성화 고등학교
보건간호과…간호조무사와 요양보호사 양성 교육
코로나19로 의료분야 커리어는 앞으로 절대적으로 필요
졸업생의 70%는 간호학과, 응급구조과 등 관련 학과 진학
20%가 취업…병원 코디네이터, CPR처치원, 보험심사분석사 등으로 진출
“아이들아 두려워 마라, 도전해라,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해라”
양질의 고졸 일자리 만들어지면 우수인재 충분히 키울 수 있어

중문고등학교 김선희 교장

 

■ 방송 : CBS 라디오 <시사매거진 제주="">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17:05~18:00)
■ 방송일시 : 2020년 7월 16일(목) 오후 5시 5분
■ 진행자 : 류도성 아나운서
■ 대담자 : 중문고등학교 김선희 교장

제주CBS와 제주도교육청이 함께하는 공동기획입니다. <고졸취업 활성화를="" 통해="" 능력중심사회를="" 만들어갑시다=""> 시간인데요. 이 시간을 통해서 도내 특성화 고등학교를 소개하면서 고졸 취업 활성화와 능력중심사회를 만들어가자는 취지로 다양한 인터뷰를 보내드릴 텐데요. 오늘은 중문고등학교의 김선희 교장을 초대했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 류도성> 우선 중문고등학교에 대해서 소개를 해주실까요?

◆ 김선희> 중문고등학교는 보건간호과와 의료관광과로 구성된 제주 유일의 보건의료특성화고등학교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의 건강을 지켜 줄 보건의료 기초인력으로 성장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350명의 학생들과 이 학생들이 전문 직업인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해나갈 수 있도록 열정적으로 지도하는 56명의 교직원들이 함께 생활하는 역동적인 학교입니다.

◇ 류도성> 제주 유일의 보건의료계열 특성화 고등학교라고 소개를 해주셨는데요. 구체적으로 학교 현장에서는 어떤 교육이 이루어집니까?

◆ 김선희> 특성화고등학교는 공교육으로서 중등단계의 직업교육을 하는 학교입니다. 학생들에게는 다양한 진로를 제공하고 사회와 국가의 요소요소에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고 있죠.

우리학교의 보건간호과에서는 이론교육과 병원 현장실습을 통한 실무를 겸비한 교육과정을 운영해서 보건의료인으로서의 자질과 품성을 갖춘 간호조무사와 요양보호사를 양성하는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학생들은 병원 코디네이터, CPR 처치원, 병원원무행정전문가, 보험심사분석사는 물론 사무능력을 키우는 컴퓨터 관련 자격증 등을 취득합니다.

의료관광과는 의료와 관광을 아우를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 의료관광서비스 분야의 이론과 실습 및 의료관광과 관련된 외국어를 체계적으로 교육하고 있습니다.

또 바리스타, 바텐더, 국내여행안내사, 병원코디네이터, ITQ 한글, 엑셀 등 사무관리 자격과 HSK, IELTS 등 외국어 인증 자격을 취득하고 있습니다. 또한 글로벌 인재양성, 취업캠프 등 다양한 취업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심폐소생술 실습을 하고 있는 중문고등학교 학생들(사진=자료사진)

 



◇ 류도성> 보건의료계열을 특성화 한 이유가 따로 있을까요?

◆ 김선희> 4차 산업 혁명사회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졸업 이후의 사회진출을 확신할 수 없어 많은 부모와 교육자 들이 걱정하고 있습니다. 10년 이후 없어질 직업군에 대해서도 많이 회자되고 있죠. 지난 금요일 미래학자 제이슨 생커가 쓴 <코로나 이후의="" 세계="">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책의 내용을 일부 발췌해 보면 ‘의료분야 커리어는 앞으로 오랜 기간 변덕이 없을 것이다. 고령화 인구가 증가하면서 의료 최전선에서 개인 간병 보조원, 정규 간호사, 재택 건강 보조원 들이 좀 더 확대될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하고 있습니다.

또한 ‘의료 분야는 모든 일자리 중에서도 자동화가 쉽지 않은 영역이다. 그중에서도 사람과 긴밀히 접촉해야 하는 일들은 여러 경제 분야에서 자동화가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충격에 탄력적이다.’ 라고 하고 있습니다. 2011년 우리 학교가 보건의료계열로 전환한 이유를 세계적인 미래학자의 글이 설명하고 있네요.

대한민국은 의료 산업의 발전과 양적인 증가로 세계 최고의 의료보험시스템을 갖추고 각 의료기관마다 전문 의료인뿐만 아니라 간호조무사, 요양보호사 인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에 성공적으로 대처한 나라 중 하나로 평가되는 대한민국의 K방역이 성공할 수 있었던 기반이라고 생각합니다. 중문고등학교는 제주사회에 필요한 실무능력을 갖춘 보건 간호와 의료 관광인력을 배출하는 지속가능한 학교입니다.

◇ 류도성> 어떤 커리큘럼으로 교육과정이 진행됩니까?

◆ 김선희> 우리학교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3년 동안 국어, 수학, 한국사, 영어, 사회, 과학, 체육, 예술 등 보통교과 78단위, 전문교과 102단위, 창의적 체험활동 24단위 총 204단위의 교육과정을 이수하게 됩니다.

보건간호과의 전문교과는 인체구조와 기능, 간호의 기초, 기초간호임상실무, 보건간호, 공중보건 등의 기초교과와 요양지원 NCS실무교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간호조무사 국가고시에 응시하기 위해서는 이론교육 740시간, 병원실습 780시간을 이수해야 하는데 학생들은 3년간 전문교과 교육과정 내에서 이를 이수하게 됩니다.

또한 요양보호사 국가고시를 보는 학생들은 이론 120시간, 요양보호기관 실습 80시간을 이수해야 하는데 이 또한 3년의 교육과정 중 이수하게 됩니다. 의료관광과의 전문교과는 관광사업, 관광중국어, 병원코디네이터, 공중보건 등의 기초교과와 바리스타, 바텐더, 여행서비스실무 등의 NCS 실무교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NCS 실무교과는 산업현장교사들이 함께 지도하여 현장에 최적화된 실습을 하고 있습니다.

◇ 류도성> 학교에서 아이들을 양성하는데 있어서 원하는 인재상이 있을까요?

◆ 김선희> 우리학교의 교육목표는 ‘꿈과 품성이 조화로운 전문직업인 육성’입니다. 간호나 요양보호, 의료관광 등 모두가 사람들을 보살피는 직업이다 보니 배려하고 협력하는 인성이 갖춘 인재를 양성하고 있습니다.

학교장으로서 제가 학생들에게 평소에, 그리고 졸업식에 하는 말이 있습니다. ‘새로운 일이 닥쳐도 두려워하지 마라. 도전해라.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해라. 그리고 그 일을 친구와 함께 해라. 늘 깨어 있고 세상의 변화에 준비해라.’ 이런 인재가 사회에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류도성> 중문고등학교를 통해서 어떤 전문 인력들이 배출되나요?

◆ 김선희> 의료 마인드와 전문 지식을 가진 바리스타, 바텐더, 병원코디네이터 등 관광서비스업 종사자와 국민들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간호조무사, 요양보호사 등 보건의료 기초인력이 양성되어 국내외기업과 제주도내 병의원에 진출하고 있습니다.

◇ 류도성> 졸업한 이후에는 진로가 어떻게 됩니까? 취업을 한다면 주로 어디로?

◆ 김선희> 졸업생들 중 약 70%가 대학에 진학하고 20%가 취업하고 있습니다. 진학하는 졸업생의 90%는 동일계열 학과로 진학하고 있는데 간호학과, 응급구조과, 임상병리과, 방사선과, 치위생과 등 보건간호 관련 학과와 관광경영과, 관광개발과, 관광중국어과 등 의료관광 관련학과로 진학하고 있습니다.

취업을 선택한 학생들 중 보건간호과를 졸업한 학생들은 서귀포시 보건직 공무원, 교육청의 특수교육실무원, 제주대학병원, 제주권역재활병원, 서귀포의료원 등 도내 병원과 서울삼성이비인후과 등 의원, 그리고 약국에 취업하고 있습니다.

의료관광과를 졸업한 학생들은 JDC 면세점, 베스트웨스턴호텔, 피규어 박물관, 뽀로로 테마파크 등 관광서비스 관련 전공분야에 취업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대학진학을 선호하고는 있지만 취업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고, 양질의 취업처가 있다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생각합니다.

◇ 류도성> 최근에는 고졸취업성공사례가 많이 전해지고 있는데요. 중문고를 대표할 만한 자랑스러운 사례 몇 가지만 소개해주실까요?

◆ 김선희> 올 2월에 졸업해서 바로 보건직공무원으로 임용된 두 학생이 우선 기억이 납니다. 2020년 2월은 코로나19로 전 국민이 불안에 떨던 시기였는데, 우리학교를 갓 졸업한 학생이 보건직 공무원으로 임용돼서 보건소 민원실에 근무하며 제주도를 다녀간 확진자와 접촉한 격리자를 전화로 일일이 관리하는 업무를 맡게 되었습니다.

대한민국의 K방역이 성공한 이유는 각계 각층에서 촘촘한 의료시스템을 구축해서 운영하고 있고, 우리학교 졸업생들 역시 자신의 위치에서 한 몫을 하며 세계 최고의 의료시스템에 종사하고 있는 것이 매우 자랑스럽습니다.

그 외에도, 국가에서 지원하는 ‘선 취업 후 진학’, ‘일학습병행제’ 등의 제도를 통해 성공적으로 사회에 진출하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졸업 후 2년간 서귀포의료원에서 근무하며 실무 경력을 쌓다가 2020년 재직자 전형으로 간호학과에 진학한 졸업생도 있고, 2016년부터 일학습병행제로 서귀포시 위호텔에 근무하며 동시에 대학 교육과정을 마쳐 2019년 한라대학을 졸업한 졸업생도 있습니다.

고졸취업이라고 해서 사회에서 홀대받는 시대가 변하고 있습니다. 학력과 상관없이 사회의 곳곳에서 자신의 능력을 펼칠 수도 있고, 또 고졸취업 후 자신이 원하면 언제든지 대학에 진학해 자기발전을 꾀할 수 있는 문이 많이 열려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추세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 류도성> 아이들의 반응도 궁금합니다. 능동적으로 변화하는 모습들을 볼 수 있는지, 어떤 부분에서 학교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는지 궁금하거든요. 어떻습니까?

◆ 김선희> 처음 입학 시 대부분의 학생들은 목표의식이 없고 미래에 대한 계획이 없이 입학해서 낯선 교육과정, 교육내용 등으로 적응하는데 힘들어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열심히 해보고자 하는 학생들이 생기고, 그 학생들을 기점으로 같이 하자는 분위기가 조성돼서 스스로 남아서 공부도 하고, 스터디그룹도 형성해서 전공공부를 하기도 합니다.

그런 모습을 보는 담임선생님들이나 전공과 선생님들이 간식을 풀기도 하면서 유대감을 공고히 하게 됩니다. 그리고 방학 중 병원현장실습을 하고나면 눈빛이 달라짐을 알 수 있습니다. 학생들 얼굴에 무언가를 해냈다! 혹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보이기도 합니다. 그것은 자신들도 노력하면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겁니다.

그리고 다른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과 자신들을 비교하면서 방학동안 열심히 노력한 자신들에게, 그리고 이러한 교육과정을 제공하는 학교에게 자부심을 느낍니다. 이런 학생들이 자격증을 취득하게 되면 스스로 많이 대견해하면서 힘들어하는 후배를 이끌고 자신감을 불어넣어줍니다.

그리고 간호조무사 자격을 취득하는 것이 보건간호과에 입학하는 학생들에게는 커다란 산이었지만 3년간의 실습과 이론으로 자격증을 취득하고 나면 더 큰 산을 넘고자 간호학과에 진학하는 학생들이 생겨납니다.

간호학과에 진학하는 사람이 되는 것에 많은 자부심을 갖게 되면서 중문고등학교 학생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기도 합니다. 고등학교에서의 3년 공부하고 19살, 어린 나이에 국가공인 간호조무사, 조주기능사 자격증을 따고 사회에 나간다는 사실에 그 누구보다 자랑스러워하고 있습니다.

◇ 류도성> 이런 학생들이 지역사회에는 어떤 영향력을 끼칠 수 있을까요?

◆ 김선희> 현재 제주의 병의원에 필요한 간호인력이 절대 부족하고 간호조무사의 역할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구요. 제주의 주력산업이 관광산업입니다. 그동안 중문고는 400여명의 간호조무사를 배출했고, 올해 우리학교를 졸업한 보건간호과 54명의 학생 모두가 국가공인자격증인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그 중 21명은 요양보호사 자격증도 취득했는데요. 의료관광과 학생들도 조주기능사, 바리스타 자격을 100% 취득해 관광산업과 의료산업을 아우를 수 있는 융합적인 안목을 가질 수 있도록 평균 4, 5개의 자격증을 가지고 졸업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인재들은 제주의 의료산업과 관광산업의 중요한 인프라입니다.

진로체험 중인 중문고등학교 학생들(사진=자료사진)

 



◇ 류도성> 이 시간이 고졸취업 활성화를 통해서 능력중심사회를 만들어가자는 취지인데요. 능력중심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들이 필요할까요?

◆ 김선희> 양질의 고졸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일이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정부에서 몇 년 전부터 고졸 지역인재를 일부 선발해 국가직 공무원으로 채용하고 있고, 제주에서도 도청이나 교육청에서 지방직 공무원을 1년에 3~4명 선발하고 있습니다. 은행이나 대기업도 소수이나 고졸 TO를 마련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 때는 유능한 학생들이 특성화고에 입학해서 희망과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노력했거든요.

그런데 정책이 바뀌어서 그런 자리가 슬그머니 사라지다보니 학생들의 실망감은 물론 평소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면서 이끌어 왔던 선생님들도 아이들에게 사기를 친 것 같아 자괴감이 들기도 합니다. 양질의 취업처가 있으면 그 곳에 맞는 실력과 능력을 갖춘 훌륭한 인재는 특성화고에서 충분히 키워낼 수 있습니다.

◇ 류도성> 능력중심사회가 되기 위해서 지역사회에 주문하고 싶은 부분이 따로 있을까요?

◆ 김선희> 특성화고에 대한 인식을 바꿔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은 정말 다양합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직업교육을 받고 사회에 먼저 진출하고 싶은 아이들도 많습니다. 학생이 좋아하는 특성화고에 진학하겠다고 얘기하면 반대하지 말고 학생들의 선택을 존중하고 지지해 줄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스스로 선택한 학교에 진학한 학생들은 정말 열심히 공부합니다. 열심히 공부하고 실력을 쌓아 사회에 진출한 특성화고 출신자 중 대졸자와 비교해도 전문성이 떨어지지 않는 친구들도 있구요. 이런 친구들을 진심으로 인정해주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간호조무사로 열심히 근무하는 친구들을 안됐다는 듯이 ‘여기서 이러지 말고 대학이나 가라’는 병원 일부 직원들의 보이지 않는 차별적인 시선을 못 견디고 그만두는 아이들도 꽤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근무하다 공부가 필요할 때 재직자 전형으로 후 진학 하겠다는 자신들의 미래를 설계하고 있는 친구들이거든요. 1등만 존재할 수 없는 사회에서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맞게 사회 구석구석에서 제 역할을 열심히 생활하는 고졸취업자들을 기특하다고 지지하고 따뜻한 격려를 보내주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류도성> 마지막으로 못하신 말씀이 더 있습니까? 학교자랑이라거나?

◆ 김선희> 투둘투둘 날카롭고 이물질이 쌓여 안에 무엇이 있는지 잘 모르는 원석과 같은 아이들을 받아 3년 동안 갈고 닦아 형태를 만들고 반짝이게 교육하는 모든 열정적인 중문고등학교 선생님들께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학생들이 입학할 때의 모습과 졸업할 때의 모습을 보면 정말 많이 성장했음을 느낄 수 있거든요. 그리고 부딪치면서도 노력하고 사회에 필요한 인재로 성장하는 아름다운 중문고 학생들에게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칭찬과 격려를 보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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