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시사매거진 제주-김기자의 이기사>
■ 채널 : 표준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17:05∼18:00)
■ 방송일시 : 2019년 9월 24일(화) 오후 5시 5분
■ 진행자 : 류도성 아나운서
■ 대담자 : 제주CBS 김대휘 기자
◇류도성> 김기자의 이 기사, 오늘은 어떤 기사를 준비했습니까?
◆김대휘> 묘지 분쟁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최근에 묘지 진입로 문제 등으로 말다툼을 하다 전기톱을 휘두르는 사건도 발생했는데요 조상 묘지를 둘러싼 이웃간 분쟁이 일어나는 이유를 짚어보겠습니다.
◇류도성> 전기톱 사건부터 정리해 주시죠?
◆김대휘> 추석을 앞두고 벌초를 하는데요. 지난달 25일 낮 12시 40분쯤 61살 김모씨는 서귀포시 안덕면에 있는 자신의 집 주변에서 벌초객에게 전기톱을 휘둘렀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묘 관리 문제였습니다. 피해자의 조상 묘 주변에 가해자 가족이 나무토막을 쌓아 놓으면서 말다툼이 시작됐고, 다툼은 주차문제로까지 번지면서 격분한 가해자가 집안에서 전기톱을 가져와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경찰은 살인미수 혐의로 김씨를 송치했고 검찰은 살인의 고의성은 없다고 봐 특수상해로 지난 5일 김씨를 구속기소했습니다.
피해자의 가족 조상 묘가 김씨가 세입자로 거주하는 주택 내 마당에 있는 관계로 다툼이 시작됐는데 피해자의 고조할머니 분묘는 관습법상 '분묘기지권'이 인정되는 20년 넘은 묘였다고 합니다.
◇류도성> 극단적인 사건이지만 성묘 철이 되면 사소한 말다툼이 일어나긴 합니다. 그런데 묘지 소유권 소송도 급증한다면서요?
◆김대휘> 제주지역 묘지는 산담이라고 하는 돌담으로 둘러져 있는데 보통 100㎡ 정도고 큰 묘는 150㎡에 이르기도 합니다. 면적이 다른 지방에 비해 넓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최근 지가 상승에 따른 묘지 가치도 오르면서 분쟁의 씨앗이 되고 있습니다.
제주시 기준으로 미등기 토지 관련 국가소송은 2015년 8건과 2016년 9건에서 2017년 18건으로 증가하다가 지난해에는 76건으로 급증했고 올해 상반기에는 벌써 65건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미등기 토지는 대부분 묘지로 소송은 두 가지다. 묘지가 있는 토지주가 20년 이상 방치된 미등기 묘지에 대한 점유취득시효를 원인으로 소유권 이전소송을 제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대로 묘지의 상속인이 소유권 확인소송을 하는 경우로 취득시효 소송이 80% 정도로 많습니다.
제주시 지역 미등기 토지는 현재까지 4만 3788필지(604만9000㎡)로 그 가운데 90% 이상이 묘집니다.
결국 미등기 묘지에 대한 분쟁이 계속되고 있고 무허가 묘지에 대한 고발도 늘고 있습니다.
◇류도성> 근본적으로 20년 넘은 분묘에 대한 권한을 인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김대휘> 대법원은 지난 2017년 1월 분묘설치자들을 대상으로 땅주인이 제기한 분묘철거 관련 상고 신청을 기각, 원심을 확정했습니다.
20년 이상 돌본 묘지에 대한 권한을 인정한 것으로 토지주의 재산권 보다는 관습법상 조상 섬기는 전통을 우선 보고 있는 것은 현재의 법해석입니다.
이를 ‘분묘기지권’이라고 하는데 이를 대법원이 2017년 다시 확인한 것입니다.
그런데 2001년 1월13일부터 시행된 '장사 등에 관한 법률(장사법)'은 신설된 묘지에 대해 분묘기지권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2001년 개정된 장사법 시행 이전에 설치된 묘지로 20년의 시효가 완성된 경우에만 분묘기지권이 인정됩니다.
따라서 만약 자신의 소유 토지에서 2001년 이전 설치된 남의 분묘를 뒤늦게 발견한 경우에는 20년의 시효완성이 되기 전에 해당 분묘의 관계자를 찾아 시효를 중단시켜야 합니다.
◇류도성> 그런데 이 제도를 악용하는 묘지 정리 불법 브로커가 있다면서요?
◆김대휘> 묘지를 조성할 때는 가족묘지나 문중묘지에 따라 규모와 구역제한 등 기준을 충족해야 허가를 받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불법적인 묘지 조성으로 고발이 늘고 있다. 제주시가 불법 묘지에 이전 명령을 내린 건수만 해도 2017년 3건과 지난해 2건, 올해 10건으로 늘었습니다.
불법 묘지 조성이 여전한데, 여기에 묘지나 묘적계를 정리해주는 업체 광고도 있습니다. 토지 내 묘지를 정리해서 재산권을 확대하고 싶은 토지주들이 주요 대상입니다.
그런데 묘지를 강제로 이주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묘지나 묘적계 정리 광고는 불법 여부를 꼼꼼하게 따져야 합니다.
일부 업체들은 묘지에 아무런 근거도 없이 ‘이장하라’는 팻말을 설치하거나 심지어 묘지 주를 협박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업자들이 토지주에게 선불금을 받아 가로채거나 묘지주가 자세한 내용을 몰라서 공공목적 수용으로 오해해 실제 이장하는 피해도 발생합니다.
◇류도성> 그러면 묘지를 강제로 이장할 수 없습니까?
◆김대휘> 기본적으로 묘지 주인이 허가하지 않은 묘지는 이장이 불가능합니다.
심지어 실제 묘는 없지만 지목이 ‘묘지’로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묘터’의 소유권도 재산권을 행사 할 수 있고 후손에게 상속도 가능합니다.
묘지주의 행방을 알 수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지적공부가 1910년부터 10여 년간에 걸쳐 작성됐기에 최초 묘지주 가운데 상당수는 사망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묘지주를 어렵게 찾아도 상당수 묘지주가 지적 정리를 꺼립니다. 지적정리로 묘지가 사라져서 토지 가격이 상승만큼 더 많은 비용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문제는 개인 간의 문제라고 할 수 있지만 국토를 효율적으로 이용. 관리한다는 차원에서 관련 특별조치법을 만들어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아무튼 근거 없이 묘지를 이장하는 것은 모두 불법입니다. 묘지를 강제로 이장할 수 없기 때문에 혹시 묘지 이장 업자 말 만을 믿고 맡길 경우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것이 관련 공무원들의 당부였습니다. 시사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