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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째 보류중인 제주 교통유발부담금 도입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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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면적 1000㎡ 이상 시설에 부과 추진...임차인 부담 완화 고민 필요

3일 교통유발부담금 제도마련 도민 의견 수렴 공청회 현장. <사진=고상현 기자>

 

제주도가 교통체증을 유발하는 대형건물에 부담금을 부과하는 ‘교통유발 부담금’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제도 도입을 놓고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제주 실정에 맞도록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 연면적 1000㎡ 이상에 부과...제주도만 28년째 보류

제주도는 3일 오후 농어업인회관 대강당에서 ‘교통유발부담금 제도마련 도민 의견수렴 공청회‘를 열고 세부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도시교통정비 촉진법에 근거한 교통유발부담금은 원인자 부담 원칙에 따라 인구 10만 이상의 도시교통정비지역에서 교통 혼잡을 유발하는 시설물에 부담금을 부과하는 제도다.

1990년부터 최근까지 인구 10만명 이상의 전국 53개 도시 중 52개 도시에서 시행되고 있지만 제주도만 28년째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 2000년, 2006년, 2014년에 교통유발부담금을 도입하려 했지만 건물주와 세입자 반발, 경기 침체 이유로 무산됐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제주지역 인구, 자동차 보유수가 5배 이상 크게 증가하고, 관광객이 급격하게 늘면서 교통체증이 심화됨에 따라 제도 도입 필요성이 대두되는 상황이다.

이번에 도가 마련한 조례안을 보면 부담금 부과 대상은 연면적 1000㎡ 이상인 시설이다.

다만 상수도 취‧정수장, 하수처리시설, 배수펌프시설, 물 재생시설, 쓰레기처리시설, 발전소, 변전소, 수목원 시설은 부담금이 면제된다.

1㎡당 단위부담금은 3000㎡ 이하 시설물의 경우 350원, 3000㎡~3만㎡은 1100원~1400원, 3만㎡ 초과 시설은 1600원~2000원이다.

부담금 산정 방식은 ‘연면적 합계×단위부담금×교통유발계수‘다.

특2등급 이상의 호텔과 콘도, 종합병원, 백화점, 쇼핑센터, 면세점, 극장, 회의장, 예식장, 경마장, 공항, 항만 등은 도시교통정비 촉진법 시행규칙상 교통유발계수보다 최대 2배 상향된다.

주차장 유료화·개방, 셔틀버스·통근버스 운영, 시차출근제 운영, 대중교통 이용 지원, 차량 2부제·10부제 등 교통량 감축활동을 할 경우 부담금의 5~30%를 감면받을 수 있다.

제주도는 이 제도가 시행되면 1만3689동을 대상으로 125억원 정도 부과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건물주가 교통량 경감 시 세수는 120억원까지 하향될 수 있다.

이렇게 걷힌 부담금은 주차시설 확보, 교통시설 개선, 교차로 효율화 등 교통 환경 개선에 쓰인다.

◇ "실질 경감위한 행정 노력 수반돼야"...세입자 부담증가 우려 목소리도

이날 공청회에서는 제주지역 특성을 반영하고, 부과금 부과에 따른 전담조직 예산 마련 등 현장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조항웅 (주)인트랜 대표는 “1년에 15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제주를 찾는데 원인자가 도민이 아니라 관광객에게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관광시설에 대한 교통유발부담금 상향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똑같은 호텔이라도 중산간보다 주간선도로에 위치할 경우 교통유발이 크다”며 주간선도로 중심 시설은 교통유발계수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조 대표는 또 “교통유발부담금 제도가 정착하려면 아무래도 대중교통이 활성화 돼야 한다”며 “외곽 환승을 비롯해 대중교통 노선 세밀화와 증설 등의 후속 조처가 진행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송규진 제주YMCA 사무총장은 “교통유발부담금 제도를 시행할 경우 해마다 현장조사에 따른 막대한 인력과 예산이 필요하다”며 “제도 시행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를 철저히 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와 함께 교통유발부담금 부과 시 세입자 부담 증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송 사무총장은 “부담금을 부과할 경우 건물주가 임차료를 올릴 우려가 있어 임차인에게 책임이 전가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제주도가 임차인 부담을 완화시킬 수 있는 고민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도 이날 전문가들은 부담금 부과도 중요하지만 시설 운영자들이 교통량을 실질적으로 경감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행정의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송 사무총장은 “교통량을 줄이겠다고 부과금을 부과했는데 건물 소유주가 납부하고 아무런 개선을 안 한다면 제도 취지가 살지 않는다”며 “대상자들의 협조가 이뤄질 수 있도록 행정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항웅 대표 역시 “이번 제도는 교통 경감 정책이 핵심”이라며 “셔틀버스 운영 등 대중교통 활성화를 유도할 수 있도록 부담금 경감 비율을 대폭 높여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제주도는 도민 의견을 수렴한 뒤 다음 달 중 교통유발부담금 제도 도입이 담긴 ‘제주도 도시교통정비 촉진에 관한 조례안’을 도의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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